손가락 관절염 증상, 방치하면 변형?(정형외과 vs 류마티스내과 완벽 정리)

스마트폰 사용, 컴퓨터 작업, 가사 노동 등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우리의 손가락.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손가락 마디가 쑤시고 뻣뻣하며, 심지어 모양까지 변하는 것 같다면? 이는 손가락 관절염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손가락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손가락 관절염을 방치할 경우 통증 악화는 물론 관절 변형까지 초래하여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가락 관절염이 의심될 때, "어느 병원에 가야 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기 쉽습니다. 정형외과를 가야 할지, 류마티스내과를 가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 이 글에서는 손가락 관절염의 주요 증상과 원인, 그리고 어떤 경우에 정형외과를, 어떤 경우에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손가락 관절염 증상 글씨 썸네일
손가락 관절염 증상

 

 

손가락 관절염이란? 종류와 원인

손가락 관절염은 손가락 마디의 연골이 닳거나 염증이 생겨 통증, 부기, 뻣뻣함 등을 유발하는 질환을 통칭합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퇴행성 손가락 관절염 (Osteoarthritis):

원인은 가장 흔한 형태로, 노화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손가락 관절의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합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징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원위지관절, DIP)와 중간마디(근위지관절, PIP)에 잘 생깁니다. 손가락 끝마디에 생기는 결절을 '헤베르덴 결절', 중간마디에 생기는 결절을 '부샤르 결절'이라고 부르며, 이는 뼈가 돌출되어 튀어나온 것입니다. 통증은 주로 손가락을 사용할 때 심해지고 쉬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류마티스 손가락 관절염 (Rheumatoid Arthritis)

원인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징은 주로 손가락 중간마디(PIP)와 손바닥과 이어지는 마디(중수지관절, MCP)에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뻣뻣한 증상(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관절 증상 외에 피로감, 미열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 변형(백조목 변형, 단추구멍 변형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타 원인

통풍성 관절염(요산 결정 침착), 건선성 관절염(건선 동반), 외상 후 관절염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손가락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혹시 나도? 손가락 관절염 의심 증상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가락 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손가락 통증으로 특정 마디가 쑤시거나 아프다. 특히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물건을 쥘 때 통증이 심해진다. (퇴행성) / 아침에 통증과 뻣뻣함이 심하고, 활동하면 다소 완화된다. (류마티스성)
  • 손가락 뻣뻣함으로 아침에 일어나거나 한동안 손을 사용하지 않다가 움직이려고 할 때 손가락이 뻣뻣하다. (퇴행성은 30분 이내, 류마티스성은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향)
  • 부기 및 열감으로 손가락 마디가 붓고 만졌을 때 따뜻한 느낌이 든다.
  • 운동 범위 제한으로 주먹을 꽉 쥐거나 손가락을 완전히 펴는 것이 어렵다. 병뚜껑을 따거나 열쇠를 돌리는 등 미세한 동작이 힘들어진다.
  • 관절 변형으로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거나(결절), 옆으로 휘거나, 특정한 모양(백조목, 단추구멍 등)으로 변형된다. 이는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관절 소리로 손가락을 움직일 때 마찰음이나 '뚝뚝' 거리는 소리가 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손가락 관절염의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가락 관절염, 방치하면 정말 변형될까?

네, 그렇습니다. 특히 류마티스성 손가락 관절염의 경우, 염증이 지속되면 관절 주변의 힘줄과 인대가 손상되고 관절 자체가 파괴되어 특징적인 변형(백조목 변형, 단추구멍 변형, 손가락 편위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퇴행성 손가락 관절염도 심하게 진행되면 헤베르덴 결절이나 부샤르 결절이 커지고 관절이 휘어지는 변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절 변형은 미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손의 기능을 크게 저하시켜 일상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손가락 관절염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여 관절 변형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궁금한 질문: 손가락 관절염, 병원 어디로 가야 할까?

손가락 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질 때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이 바로 병원 선택입니다. 정형외과와 류마티스내과 모두 관절 질환을 다루지만, 전문 분야와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정형외과 (Orthopedics)

전문 분야는 뼈, 관절, 근육, 인대, 힘줄 등 근골격계 전반의 질환 및 외상을 다룹니다. 퇴행성 관절염, 외상 후 관절염, 골절, 인대 손상 등이 주 진료 분야입니다.

 

언제 방문을 고려할까?

  • 손가락 부상(외상) 후에 통증이 시작된 경우
  • 특정 마디(특히 끝마디)에 통증과 함께 뼈가 튀어나오는 결절(헤베르덴/부샤르 결절)이 만져지는 등 퇴행성 관절염이 강하게 의심될 때  증상이 특정 손가락이나 한쪽 손에 국한되는 경우
  • 아직 원인이 불분명하여 초기 진단 및 감별이 필요할 때

류마티스내과 (Rheumatology)

전문 분야는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통풍 등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 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을 전문으로 다룹니다.

 

언제 방문을 고려할까?

  • 여러 손가락 마디(특히 중간마디, 손바닥 쪽 마디)에 동시에, 그리고 양손 대칭적으로 통증과 부기가 나타날 때 * 아침에 1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손가락 뻣뻣함(조조강직)이 있을 때
  • 손가락 증상 외에 피로감, 미열, 체중 감소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때
  • 혈액 검사에서 류마티스 인자(RF)나 항CCP 항체 양성 소견을 받은 경우 (다른 이유로 검사했을 때)
  • 가족 중에 류마티스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을 때
 

핵심은 정확한 진단!

어떤 과를 먼저 방문해야 할지 애매하다면, 일단 접근성이 좋은 병원을 먼저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형외과 진료 후 류마티스 질환이 의심되면 류마티스내과로 의뢰(refer)될 수 있고, 반대로 류마티스내과 진료 후 퇴행성 변화가 주된 문제로 보이면 정형외과적 치료를 병행하거나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손가락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며, 이는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손가락 관절염 진단 과정

병원에 방문하면 의사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손가락 관절염을 진단합니다.

 

  1. 증상의 시작 시기, 통증의 양상과 위치, 악화/완화 요인, 과거 병력, 가족력, 전신 증상 유무 등을 자세히 묻습니다.
  2. 손가락 관절의 부기, 압통, 열감, 변형, 운동 범위 제한 등을 시진과 촉진을 통해 확인합니다.
  3. 영상 검사
    X-ray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관절 간격의 협소, 골극 형성(뼈 돌기), 뼈의 침식 등을 확인하여 퇴행성 변화나 류마티스성 변화를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초음파/MRI는 연골, 인대, 힘줄 등 연부 조직의 상태나 초기 염증 변화를 더 정밀하게 확인해야 할 때 시행할 수 있습니다.
  4. 혈액 검사로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감별에 중요합니다. 염증 수치(ESR, CRP), 류마티스 인자(RF), 항CCP 항체(Anti-CCP antibody) 등을 검사하여 염증 정도와 자가면역 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통풍이 의심될 경우 요산 수치를 측정하기도 합니다.
 

손가락 관절염 치료 방법

손가락 관절염의 치료는 원인(퇴행성 vs 류마티스성 등), 심각도, 환자의 나이와 활동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비수술적 치료

  • 약물 치료 
    소염진통제(NSAIDs): 통증과 염증을 완화합니다. (퇴행성, 류마티스성 모두 사용)
    항류마티스 약제(DMARDs):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물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처방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스테로이드는 경구 복용하거나 관절 내 주사하여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얻습니다. (단, 부작용 주의하며 제한적 사용)
  • 주사 치료는 통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관절 내에 직접 주입하여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무릎만큼 흔히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 물리 치료 / 작업 치료는 손가락 스트레칭 및 근력 강화 운동, 파라핀 치료(온열 요법), 관절 보호 교육, 보조기(스플린트) 착용, 일상생활 동작 적응 훈련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 생활 습관 개선으로 손가락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관절 보호 방법을 익힙니다.
  •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관절 변형으로 기능 장애가 심각한 경우 고려할 수 있습니다. 관절 고정술(유합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하며,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항류마티스 약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관절 손상과 변형을 막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일상 속 손가락 관절염 관리 팁

  •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거나 파라핀 치료를 하면 통증과 뻣뻣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의사나 치료사의 지도에 따라 손가락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합니다.
  • 물건을 쥘 때는 손가락 끝보다는 손바닥 전체를 사용하고, 두꺼운 손잡이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병뚜껑을 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손가락 관절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동작은 피하거나 보조 도구를 활용합니다.
  • 장시간 손가락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줍니다.

손가락 관절염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닙니다. 초기 증상을 놓치고 방치하면 통증 악화와 관절 변형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손가락 마디에 통증, 뻣뻣함, 부기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이때, 증상의 양상(대칭성, 조조강직 시간, 전신 증상 유무 등)을 고려하여 정형외과 또는 류마티스내과 중 더 적합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하다면 두 과의 협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손가락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한 손가락 움직임을 되찾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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